Thursday, September 04, 2008

연애편지



동생네 둘째 상원이는 마음씨도 곱고 말도 예쁘게한다. 둘째라서 그런지 누나인 은수보다 애교도 더 많다. 한살차이지만 우영이 한테도 형이라는 이유로 자주 양보하는 편이다. 마음씨도 곱지만 때로는 잔머리도 아주 잘 굴린다. 사실 머리는 상원이보다는 큰 애인 은수가 더 좋은 편이다. 그러나 은수는 매번 상원이한테 당하기 일 수이다.

얼마전 은수가 500원짜리 동전을 삼킨적이 있다. 이 일이 있은 후로 나는 은수에게 500원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장기자랑을 할일이 있으면 500원짜리를 삼키는 것을 해보라고 놀리곤 했다. 그때의 일이다. 상원이가 자기 누나(은수) 옆에를 슬그머니 가더니 귓속말로 "500원"하며 놀리는 것이었다. 화가난 은수는 그 큰 손바닥으로 상원이를 때렸고, 맞은 상원이는 엉엉 울기 시작했다. 당연히 내막을 모르는 동생은 은수를 나무랐다.

사실 이런 식으로 은수가 혼나는 경우가 많다. 당시에는 상원이가 은수를 놀린 것을 알고 있었기때문에 오히려 상원이가 더 혼낫지만 상원이의 이런 잔머리때문에 은수는 종종 혼나곤 한다.

작년의 일이다. 동생네 집에 놀러갔는데 동생이 상원이 연애 편지라면 편지를 보여줬다. 여섯살 짜리의 연애편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숨길 줄 모르는 아이다운 순수함에 미소짓게했던 편지였다. 편지 내용도 내용이지만 더 재미있는 것은 며칠을 고생해서 쓴 이 편지를 부끄러워 결국은 주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From http://offree.net/entry/%EC%97%AC%EC%84%AF%EC%82%B4-%EC%A7%9C%EB%A6%AC%EC%9D%98-%EC%97%B0%EC%95%A0%ED%8E%B8%EC%A7%80#recentTrackbacks

일상은 고요한 물과도 같이 지루하지만
작은 파문이라도 일라치면
우리는 일상을 그리워하며
그 변화에 허덕인다

어떤 사랑은 뜻밖이고
어떤 사랑은 오해에서 시작되고
어떤 사랑은 언제 시작됐는지 모르기도 한다
사랑은 언제 끝나는 걸까

걱정되고 보고싶은 마음부터가 사랑일까
잠을 설칠 정도로 생각이 난다면 그건 사랑일까
어디서부터가 사랑일까

오랜 시간이 지나 뒤돌아봐도
가슴이 아프다면 그게 사랑이었을까

일정한 슬픔없이 어린 시절을 추억할수 있을까
지금은 잃어버린 꿈, 호기심, 미래에 대한 희망
언제부터 장래희망을 이야기하지 않게 된 걸까
내일이 기다려지지 않고 일년뒤가
지금과 다르리라는 기대가 없을때
우리는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견뎌낼 뿐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연애를 한다
내일을 기다리게하고 미래를 꿈꾸며 가슴설레게 하는 것
연애란 어른들의 장래희망같은 것

-戀愛시대中에서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