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May 22, 2008

66세 총리의 눈물


2008년 8월 8일 저녁 8시

세계를 향하여 중국이 세계의 한 가운데에 있고,
중국이 세계 최고의 나라임을 알리려는 북경 올림픽
그 원대한 꿈을 실현하려는 올림픽의 개막 88일을 앞둔 5. 12. 부처님 오신 날에 원촨에서 날벼락이 떨어졌다.

그 렇지 않아도 금년에는 2월에 50여 년 만의 대폭설, 3월에 티베트인들의 독립 요구 시위, 4월에 72명이나 사망한 엄청난 열차사고, 5월에 어린이 39명이 사망한 수족구병 확산, 그 이후 각국에서의 성화봉송 방해 등으로 재난이 연속하던 터에 이 무슨 변괴인고?

지진발생 10일째인 오늘까지 사망자는 4만명을 넘었고, 수백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가운데 피해는 계속 커지고 있다.

1976년 탕산 대지진 때 중국은 사태를 축소하고 국제사회의 구호 제의를 묵살하다가 결국 24만명이라는 생명을 잃었고, 2003년에는 사스(SARS) 발병 때도 피해 규모를 축소, 은폐하여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지진이 발생하자 중국은 주석과 총리가 즉시 현장에 출장하여 현장을 지휘하면서 군 병력 수만명을 급파하고, 전 국민은 물론, 온 세계에 퍼져있는 화교들마저 구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죽 어가면서도 아이를 지킨 모정, 어미를 잃고 젖을 찾는 젖먹이에게 자신을 젖을 먹이는 여자 군인 등 눈물과 감동을 주는 구호현장, 국가주석과 총리의 정성에 눈물을 흘리는 이재민, 수많은 사람들의 헌혈, 성금, 고아입양 등이 이 붉은 나라 사람들의 사랑과 애국심을 온 세상에 전하고 있다.

사건발생 두시간 뒤에 현장에 곧바로 날아간 66세의 원자바오 총리는 무너진 집에서 부모를 잃고 혼자 우는 여자 아이를 붙들고 눈물을 흘리면서“1%의 희망만 있더라도 우리는 100% 최선을 다하자(一線希望 百倍努力)”고 호소하였고,

장대같은 빗줄기를 맞으면서도 핸드 마이크를 들고 건물에 깔린 사람들에게 “내가 왔다, 총리가 왔다. 조금만 참아라. 반드시 구해내겠다”고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하다가 팔을 다쳐 피를 흘리면서도 2박 3일간 캄캄한 밤까지 지진 발생지역 전체를 강행군하면서 온 나라를 감동의 바다로 만들었다.

1942 년 생으로 국가주석인 후진타오와 동갑내기인 그는 일류대학이 아닌 베이징 지질학원 지질광산학과를 졸업한 후 광산을 찾아 10년 이상을 헤매다 지방정부의 공무원으로 들어가 평범한 공직생활을 하던 중 37세가 되어서야 겨우 중앙정부의 지질관련 관리가 되었다.

묵묵히 검소하고 정직한 공직생활을 하여 온 그는 1978년 간쑤(감숙)성 지질국 부처장이 되었는데 1976년에 일어난 탕산대지진 이후 지진 예보 전문가를 찾던 강택민 등 국가지도자들의 눈에 띄어 출세가도를 달리게 된다.

1999 년 여름 국무원 부총리로 임명되자마자 일어난 장강의 대홍수로 1,000명 이상이 사망하였음에도 수위는 계속 불어 제방을 폭파하여 방류함으로써 수위를 낮출 것인가 아니면 제방을 굳게 보완하면서 비가 멎기를 기다릴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던 그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제방폭파를 저지하여 더 많은 인명피해를 막아낸다.

총리가 되어 지방을 시찰할 때도 평상복 차림에 수년째 수선하여 온 낡은 운동화를 신었고, 지난 1월 산둥성을 방문했을 때 10년이 넘은 낡고 헤진 점퍼를 입었던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많은 중국인들을 감동시켰고, 2003년 사스가 번창하여 중국 전역에 위기감이 돌 때에도 그는 사스 환자가 입원한 병원에 가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으며,

2006년 5월, 호주 캔버라에서 중국인 교민을 접견하면서 식장의 의자가 부족하자 70세 이상의 노인들을 불러 자신의 옆자리에 앉혀 정부 고관들은 선 채로 총리의 연설을 듣게 한 일도 있다.

금년 2월 푸양시에 홍수로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자 원자바오는 자신이 직접 우산을 받쳐 들고, 수재민들과 눈물을 흘리며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고, 장화를 신고 진흙길을 걸어 다니면서 수재 현장의 참사를 가장 가까이서 들여다 보았다.

이러한 66세 총리의 튀는(?) 행동에 대하여 언론은 물론, 아무도 그가 쑈오-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회(전인대)에서 재신임을 받은 그는 인민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등에 업고, 앞으로 5년간 후진타오와 함께 베이징 올림픽과 상하이 엑스포를 반듯하게 치루어 내고, 13억 인민을 모두 잘 살게 한다는 뚜렷한 명분으로 세상 가운데 나라인 중국을 세계 제일의 나라로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계속할 것이다.


이러한 멋진 총리의 월급이 2006년 기준으로 월 3,000위안(현 환율로 한화 45만원)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물론 엄청난 판공비와 관사, 차량이 제공되지는 하겠지만....

“사소이위즉안(思所以危則安), 사소이난즉치(思所以亂則治), 사소이망즉존(思所以亡則存)”

(위험이 닥친 이유를 생각하면 안정을 찾는 길이 보이고, 혼란해진 이유를 생각하면 국가를 잘 다스리는 법을 찾을 수 있으며, 멸망한 이유를 생각하면 생존의 길을 찾을 수 있다)

“지난불난(知難不難), 영난이상(迎難而上), 지난이진(知難而進), 영불퇴축(永不退縮), 불언실패(不言失敗)”

(어려운 일도 어렵지 않다 여기고,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 나가며,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뛰어들고, 절대 위축되거나 물러서지 않으며, 결코 실패를 말하지 않는다)

그가 평소에 즐겨쓰는 말이다.

(‘08. 5. 22. 최영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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